美 경찰, 이번주부터 피해자·참고인 조사 착수할 듯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의혹 파문’ 사건을 수사 중인 미국 워싱턴DC 경찰은 한국 정부가 신속한 수사를 요청함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부터 피해자 조사를 거쳐 참고인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4일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대사관에서 공식적으로 조사 협조 의사와 함께 신속한 수사를 요청했으며 미국 경찰로부터 ‘연방검찰 지휘를 받아 수사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1차 성추행 의혹이 발생한 W워싱턴DC호텔의 반지하 와인바와 2차 성추행 의혹 장소인 페어팩스호텔의 CCTV 조사를 위한 내부절차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찰은 한국 내에서 이번 사건의 파문이 커지자 이날부터는 아예 전화나 이메일 질의에 답변 자체를 하지 않는 등 언론 접촉을 중단한 상태다.

미국도 우리나라처럼 경찰 수사에 대해 검찰이 법리 검토를 하고 수사를 지휘한다. 보통 지방검찰이 지휘를 맡지만 수도인 워싱턴DC에선 연방검찰이 지방검찰의 역할을 겸하고 있어 직접 지휘를 한다. 미국 근무 경험이 있는 검찰 관계자는 “통상 1주일 정도 걸리는 법리 검토를 마치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의 신병 확보 등에 관해서도 검찰이 지휘를 하게 되며 경찰은 이에 따라 수사를 한다. 미국 경찰은 먼저 사건 발생 장소 CCTV 화면을 확보하는 법적 절차를 밟은 뒤 증거물을 토대로 피해자인 A 씨에 대한 진술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해자인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조사는 경미한 성폭력 혐의를 적용받을 경우 미국 수사당국은 위탁조사나 방문조사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양국 모두에서 1년 이상의 징역·금고형을 받는 범죄가 아니면 범죄인 인도 청구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 외에 또 다른 범죄 사실이 드러나 4급 성폭력 혐의를 받게 되면 미국 수사당국이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절차 등을 거친 뒤 범죄인 인도를 결정한다. 범죄인 인도 청구 전 윤 전 대변인이 미국으로 건너가 수사를 받을 수도 있다. 윤 전 대변인이 어떠한 형태로든 수사를 받으면 미국 검찰은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기소될 경우 윤 전 대변인은 미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김병채 기자 haasskim@,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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