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아프리카 외교전(戰)에 일본이 가세했다.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 경제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각국과의 민·관 협력강화를 내걸고 있다. 아프리카 외교 무대에서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는 중국에 도전하겠다는 각오인 것이다.

7일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오는 6월 요코하마(橫浜)에서 개최되는 제5차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아프리카 40개국 정상들과 ‘릴레이 정상회담’을 할 방침이다. 통신은 외무성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마라톤 회담’을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에 대항해 반격을 도모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아프리카 지역 인프라 정비를 비롯해 ‘아베노믹스’의 신성장동력인 농업·의료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일본 기업들의 현지 진출 지원책도 검토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민간 부문의 아프리카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과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 자원기구는 오는 16∼18일 도쿄(東京)에서 국제 자원 비즈니스 포럼, 아프리카 자원부 장관 회의를 잇따라 열고 일본 기업들에 아프리카 현지의 자원개발 정보를 제공한다. 일본 기업들의 아프리카 직접 투자 규모는 2011년 4억6000만 달러에서 2012년 1억2000만 달러로 급감하면서, 중국의 7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일본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주 인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례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연내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5개국과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본 기업들이 현지 통화로 자금을 조성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한국·중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이 동남아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