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2010, 2011년 몽골에서 조사한 도르릭 나르스 T1호 무덤과 주변 배장묘의 발굴 성과를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6월 19일까지 중근세관 테마전시실에서 ‘초원의 대제국, 흉노-몽골 발굴조사 성과전’을 개최 중이다. 이번 테마전은 국립중앙박물관이 1997년부터 진행한 한·몽 공동 학술조사의 성과를 소개하는 전시로, 2010년부터 2년간 발굴된 도르릭 나르스 T1호 무덤 출토 옥벽 등 100여 점의 유물이 출품됐다.

도르릭 나르스 유적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북쪽으로 약 450㎞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정밀 조사 결과 약 280기의 흉노 무덤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T1호 무덤은 무덤길(묘도·墓道)이 있는 네모난 무덤인데, 무덤길을 포함한 길이가 총 55.5m로 지금까지 몽골에서 발굴된 흉노 무덤 중에서는 대형급에 속한다. 지하 15m 아래에서 이중의 나무덧널(목곽)과 나무널(목관)이 조사됐으며, 비록 도굴됐지만 목곽과 목관 주변에서 많은 유물이 출토됐다.

무엇보다 목곽의 상부에 햇살가리개가 달린 마차가 놓여 있었고, 목곽 내부에서도 마차를 끄는 말에 사용하는 많은 말갖춤이 출토됐다. 또 금으로 장식된 목관이 발견됐으며, 비록 깨어졌지만 대형 옥벽도 3점이나 출토됐다. T1호 주변에서 총 11기의 배장묘가 조사됐는데, 생전에 T1호 무덤 주인공과 깊은 관계를 가졌던 인물로 추정된다.

이번 테마전은 그동안의 발굴 성과를 토대로 흉노를 소개하는 도입부와 대형 무덤 T1호를 소개하는 코너, 흉노 무덤의 특징을 소개하는 공간 등 크게 3개의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도입부에서는 역사 기록에 나타난 흉노, 몽골 내 흉노 유적, 그리고 이번 전시 대상인 도르릭 나르스 유적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다음으로 T1호 무덤의 발굴 과정과 성과를 영상으로 소개하고, 전시실 중앙에 금으로 장식된 목관을 일부 복원해 전시 중이다. 또 목곽 위에 부장한 마차의 바퀴를 현지에서 그대로 가져와 보존처리한 것과 함께 이를 토대로 실물로 복원한 마차의 바퀴도 선보이고 있다.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