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론에 불을 지피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대해 일본 안팎에서 “경제에 집중하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민감한 정치 현안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는 경제 정책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다. 아베 총리는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개헌안 국민투표 발의 요건을 완화하는 헌법 개정을 오는 7월 참의원 선거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고, 연말까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내용으로 헌법 해석을 변경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촉발시켰다. 당장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이 비판에 나섰다. 17일 산케이(産經)신문 보도에 따르면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 공명당 대표는 이날 방송에 출연해 “(개헌 주장은) 정권의 합의와는 다른, (합의) 범위 밖의 이야기”라며 “연립 정권의 추진 과제로서 최선은 아니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어 “우선 해야 할 과제를 실수 없이 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며 “경제 부문에서 다음 단계가 될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지금은 ‘문제는 헌법이야, 바보야’라는 선거 구호를 내세우기에는 굉장히 나쁜 시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아베 정부가 개헌이 아니라 금융 완화, 재정 지출의 후속 조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일본전문가 제럴드 커티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아산정책연구원 강연에서 “개헌론이 아베노믹스를 죽일 수 있다”며 “가장 어려운 과제인 구조 개혁 작업에서 눈을 떼면 경제 문제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