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계층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사회정치 분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민대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프로그램을 선보여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기간 내내 국민대통합을 외쳤지만 이는 매우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이었다”며 “이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경제적 계층 갈등인지, 지역 갈등인지, 세대 간 갈등인지 밝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사회 전반에 번져 있는 뿌리 깊은 갈등과 반목을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이 혼자 결정하고 이끄는 리더십이 아니라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연대하고 소통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잇따랐다. 서이종(사회학) 서울대 교수는 “측근 인사, 회전문 인사로 대표되는 구시대적 행태가 국민통합 인사, 탕평 인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계층 갈등이나 세대 간 갈등을 단순히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닌 공동체의 문제로 바라보고 이를 상시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수경 새사회연대 대표는 “재계나 정계, 학계 사람들이 함께하는 상시적인 대화와 합의 기구가 마련됐으면 한다”며 “불평등과 차별, 갈등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그때 그때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시민사회 원로들로 구성된 일종의 갈등조절기구를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