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이뤄진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도발위협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으나 도발 시 실전 대응의 바로미터가 되는 한국군의 실탄훈련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손인춘(새누리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군 탄약사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군은 2011년 기준으로 최신 지대공(地對空) 미사일인 ‘신궁(K-P SAM)’을 단 2기만 사용하는 등 실탄 운용 훈련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용량 폭약을 일시에 터트려 지뢰지대를 개척하는 장비인 미크릭(MICLIC) 또한 2기만 사용됐으며, 대전차화기인 팬저파우스트3(PZF-3)도 32기만 실제 훈련에서 사용되는 등 유사시를 대비한 실탄훈련은 매우 적었다. 미크릭의 경우, 전 군을 통틀어 1년에 2차례밖에 실사격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화력시범 위주로 쓰였다는 것을 의미하며, 대전차화기의 실탄훈련은 사단마다 1년에 1번밖에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1기당 수억 원을 호가하는 해군과 공군의 미사일 또한 제한된 예산 때문으로 실탄훈련은 거의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최고의 대잠(對潛) 미사일로 분류됐던 ‘홍상어’의 경우, 2009년 시험평가 때는 4기만 발사된 뒤 곧바로 해군에 실전배치됐으며 지난해 실탄발사도 3기에 불과했다.

결국 홍상어는 올해 초까지 추가로 발사실험을 했지만 명중률을 충족시키지 못해 ‘군 적합 판정 기준’을 넘지 못했다. 홍상어는 실탄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실전배치됐으나 뒤늦게 결함이 발견돼 수거된 대표적인 사례다.

군 관계자는 “홍상어의 경우 충분한 실사격이 이뤄졌다면 문제점을 조기에 파악해 무기의 신뢰성을 높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 전투기의 실탄 훈련도 극히 적었다. 2011년 공군이 사용한 AIM계열 공대공(空對空) 미사일은 70여 기에 불과했으며 최신형 암람 공대공 미사일(AIM-120)은 단 2기만 발사됐다.

이외에도 AGM계열 공대지(空對地) 미사일은 15기, GBU계열 레이저 유도탄은 70여 기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K-15K 및 KF-16 등 공군의 주력 전투기만 200여 기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각 전투기 조종사들이 보유 중인 공대공 및 공대지 미사일을 종류별로 1기도 제대로 쏴보지 못한 셈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 예산 등의 문제로 2012년 실탄사용 현황도 2011년과 비슷하다”며 “실전에 대비하는 기술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실탄 확보 예산 증액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