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 저축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부담금 증가도 한몫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분석실장은 20일 ‘가계 저축률 하락의 원인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가계 저축률이 급락한 것은 2000년대 이후 본격화한 가계소득과 기업소득의 양극화 때문”이라며 “가계소득의 연평균 증가율은 1990년대 12.7%에서 2000년대에는 6.1%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기업소득 증가율은 같은 기간 4.4%에서 25.2%로 대폭 확대됐다. 기업에서 거둔 소득이 가계부문으로 충분히 흘러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 결과 연평균 기업 저축률은 1990년대 11.9%에서 2000년대 15.9%로 상승했지만 가계 저축률은 같은 기간 16.1%에서 5.8%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사회부담금 증가도 가계 저축률을 떨어뜨린 요인”이라며 “1989년 건강보험 확대를 거쳐 1999년 국민연금이 전 국민에게 적용되면서 저소득층의 연금가입이 빠르게 늘어 사회보험 부담률이 급상승하면서 가계의 저축 여력이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가계 저축률을 올리는 방안으로 가계와 기업 부문의 소득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고 저소득층 수입을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가계 저축률 하락으로 인한 투자 위축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 등 사회부담금을 국외보다 국내 투자 재원으로 삼아 내수부진의 장기화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