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대선의 유력주자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동성결혼 지지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그가 차기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굳히려는 시도라는 관측이 나타나고 있다.

1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동성애자 권리옹호단체인 ‘인권 캠페인(HRC)’이 이날 온라인에 공개한 동영상(사진)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동성결혼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6분짜리 동영상 연설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게이, 레즈비언 등 성소수자들은 완전하고 동등한 시민으로써의 누릴 권리가 있고, 여기에는 결혼도 포함된다”면서 “미국은 인간의 다양성과 자유를 존중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동성결혼을 개인적으로나 정치적, 법적으로도 지지한다”면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는 우리 동료이고 교사, 군인, 친구이며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동안 성 소수자의 인권을 강조해오긴 했지만 동성 결혼을 공개적으로 옹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16년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그가 지지층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민주당 대선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 및 마틴 오말리 메릴랜드 주지사 등은 이미 동성결혼 지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최근 그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지난 1996년 대통령 재임 당시 자신이 서명한 이성 간의 결혼만을 인정한 ‘결혼보호법(DOMA)’이 ‘차별적이고 위헌’이라며 대법원에 이를 뒤집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의 동성결혼에 대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응답자의 58%가 지지, 36%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 50개주 가운데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곳은 9개주와 워싱턴 DC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