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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케미 커플’

SBS 수목드라마 ‘그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남녀 주인공 오수, 오영을 연기하는 배우 조인성(32)과 송혜교(31)는 ‘케미가 좋다’는 칭찬을 받는다. 케미란 케미스트리, 즉 화학작용을 뜻한다. 케미가 좋다는 말은 알기 쉽게 풀이하자면 찰떡호흡이란 뜻.

조인성과 송혜교는 1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그겨울, 바람이 분다’ 기자간담회에서 찰떡호흡의 비결을 공개(?)했다.

조인성은 “어렸을 때는 내가 돋보였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며 “상대 배우를 배려하면서 좋은 합집합을 만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혜교는 “나는 오영에, 인성 씨는 오수에 몰입해 그런 느낌(케미)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인된 미남 조인성과 국가대표 미녀 송혜교는 서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인성은 “연기를 제일 먼저 보는 사람이 카메라 감독님인데 카메라 감독님이 배우 송혜교의 연기를 보면서 감탄할 정도고 나 역시 소름이 끼치곤 한다”며 “(송혜교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내게 자극이 된다”고 파트너를 추켜세웠다.

송혜교는 “(조인성에게) 에너지가 많다는 걸 이 작품 작업을 하면서 알게 됐다”며 “캐릭터에 대한 책임감도 확실한 배우”라고 화답했다.

‘그겨울, 바람이 분다’는 오수와 오영의 이야기다. 오수는 유년시절 부모로부터 버려지고 첫사랑에 실패한 뒤 의미없는 삶을 사는 남자. 오영은 부모의 이혼과 오빠와의 결별, 그리고 시각장애 탓에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사는 여자. 가슴에 상처를 안은 오수와 오영은 그러나 희망과 사랑의 의미를 찾아간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첫 방송 이후 꾸준히 경쟁 드라마를 제티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조인성은 이 드라마의 아름다운 영상미, 배우들의 출중한 외모 탓에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유머를 활용해 부인했다.

조인성은 “편집하면서 배우들 얼굴을 갸름하게 깎아낸다는 말이 있는데 지면에서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동영상은 깎아내는데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며 “(송)혜교는 너무 예뻐 깎아낼 필요가 없지만 나는 조금 필요하다”고 말해 폭소를 유도했다.

오영은 대기업 상속녀. 오수는 오영의 가짜 오빠 행세를 한다.

송혜교는 “오영이 시각장애인이다보니 인성 씨 눈을 못보고 연기한다는 게 너무 아쉽다”며 “인성 씨의 연기가 너무 좋아 깜짝 놀랄 때가 많고 나 또한 시청자 여러분처럼 오수앓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혜교에겐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는 말이 어울린다. 30대에 접어들었지만 20대 시절과 다름없는 맑고 투명한 피부를 유지하고 있다.

송혜교는 “어렸을 때는 피부관리를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피부관리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고 항상 관리한다”고 귀뜸했다.

그리고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했다. 송혜교는 “촬영감독님, 조명감독님을 잘 만났다”며 “다른 작품에 출연하면 (피부가) 들통날 것 같다는 우스개소리도 한다”고 말해 웃음을 유도했다.

조인성은 8년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오수는 감정의 굴곡이 유독 심한 캐릭터. 때문에 감정을 변화시키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고 그래서 부담이 컸다. 하지만 그에겐 고현정이라는 든든한 조언자가 있다.

조인성은 “같은 소속사에 있는 고현정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힘들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며 “고현정 선배가 ‘오수는 나쁜 놈인데 착하게 연기를 하려니 힘들어지는 것이고 동정표를 받겠다는 욕심을 부리면 고민이 많아진다. 단순하게 생각하라’라고 조언해줬다”라고 말했다.

SBS ‘그겨울, 바람이 분다’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55분 방송된다.

이준호 기자 jhlee@munhwa.com, 사진=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