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4일까지 박근혜 정부 17개 부처 가운데 절반가량인 8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나머지 9개 부처 중 5개 부처에 대한 청문회는 4일까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날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장관 임명이 완료되는 시기가 4월로 넘어갈 수도 있게 됐다.

현재 국회가 청문회 일정을 잡지 못한 부처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국방부 등 5곳이다. 국방부를 제외한 4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정부조직법 처리와 연계돼 있다. 자료 요청 및 증인 출석 통보 기간 등을 감안하면 이들에 대한 청문회는 정부조직법이 5일 본회의를 통과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다음 주 후반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김종훈 후보자가 4일 전격 사퇴해 버렸기 때문에 3월에 청문회를 여는 것조차 힘들 수 있다. 새로운 후보자를 물색하는 데 얼마의 시간이 더 걸릴지 알 수 없는 데다 후보자가 정해진 뒤 자료를 갖춰 청문요청안을 보내고 인사청문회를 열기까지 2주일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4월까지 장관 임명 절차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야당이 자진사퇴를 요구해 청문회가 열리지 못했던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이르면 12일쯤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청문회 없이 임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민주통합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안규백 국방위 민주당 간사는 “12일쯤 청문회를 하는 것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민주당에서 여전히 낙마 대상으로 보고 있어 임명 절차가 쉽게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가 열린다고 해도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등에서 진통이 예상되는 것이다. 김 후보자 사퇴 여부가 결국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또 다른 낙마 대상자로 거론했던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4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됐다. 변호사 시절 월평균 급여 1억 원 정도를 받아 전관예우 논란이 있었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민주당이 ‘결정적 한 방’을 날리지 못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민주당은 현오석 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일각에서 야당이 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청문회 당일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는 데 대해 비판이 제기되자 민주당은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집중 공격을 다짐하고 있다. 민주당은 현 후보자 공직 퇴임 이후 재산 급증, 아들의 병역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신속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경제부총리 임명 절차도 상당히 지체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