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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시험 경쟁률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 월 수십만 원의 과외비를 받고 시험과목 암기를 도와준다는 일명 ‘암기방’까지 등장해 성행하고 있다.

29일 학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부터 공무원시험 준비의 메카로 불리는 노량진 학원가에 암기방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중·고등학생을 위한 학원들이 밀집한 목동 일대에도 암기방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암기방은 시험을 앞둔 수험생을 대상으로 영어 단어나 국사 및 국어 과목의 지식 등을 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종 학원으로 학생 한 명당 암기트레이너 한 명이 따라붙어 암기를 돕는 형태로 운영된다.

시험을 앞두고 암기 실력을 확 늘려준다는 홍보 문구를 내세운 암기방 비용은 한 달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 노량진역 주변에 위치한 A암기방의 경우 회당 한 시간씩 주 5회 기준으로 한 달 수강료가 60만 원에 달했고 숙식을 함께 제공하는 인근 B암기방은 한 달 이용료가 100만 원에 육박했다. 비싼 수강료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입소문 덕에 예약대기자만 100여 명이 넘을 정도로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비싼 수강료를 내고 트레이닝을 받았지만 특별한 노하우를 배울 수 없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 트레이너가 뜻 부분을 가리거나 글자 부분을 가려 외우게 하는 등 일반적인 암기 방법과 큰 차이가 없고 수험생이 내용을 외울 때까지 단순히 반복할 뿐이라는 주장이다.

경찰 시험을 준비 중인 한 수험생은 “별다른 노하우 없이 과장 광고로 수험생들을 노린 장삿속에 불과한 것 같다”며 “효과가 있는지와 별개로 남들이 하는데 안 할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