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휴대전화 등 무선사업 부문에 치우쳤던 ‘영업이익 편중’ 현상을 발광다이오드(LED) TV를 포함한 가전 부문의 선전으로 다소 완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가전 수요가 둔화되고, 휴대전화도 스마트폰의 보급형 중저가 모델 확산으로 인한 수익 감소 등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가전(CE) 부문과 디스플레이패널(DP)의 선전, 꾸준한 반도체 = 삼성전자의 CE 부문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3조9500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7400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 20%, 영업이익은 무려 87%나 올랐다. 반면 휴대전화를 필두로 한 무선(IM) 부문은 전 분기 대비 매출 5% 상승에 영업이익은 오히려 -3%를 기록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의 경쟁이 격화된 데 따른 것이다.

생활가전의 경우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특히 대용량 세탁기와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TV사업을 담당하는 VD(Visual Display) 사업부의 매출은 10조52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8% 올랐다. 특히 LED TV의 수요가 40% 이상 성장하며 전체 판세를 끌어간 것으로 나왔다. DP 부문도 중국 등 신흥시장을 등에 업고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DP 사업 매출은 7조7500억 원, 영업이익 1조11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8%, 5%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로는 DP 사업부 총영업이익 3조2100억 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했다. 2011년에는 35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었다.

한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4분기 9조5900억 원 매출에 1조4200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 분기 대비 1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39% 늘어났다.

◆“축제 분위기는 없었다” = 사상 최대 이익 잔치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실적의 정점’을 찍은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싹트고 있다. 올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IT시장의 수요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저가 보급형 등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세계적 환율전쟁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도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을 견인한 주력 품목인 평판TV와 스마트폰의 수요가 올해부터 본격 하향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 속에 아직 이를 대체할 새로운 신성장 제품군은 뚜렷하게 부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축하보다는 올 한 해 긴장의 끈을 더욱 조여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