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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물론, 일본 등 외국 학계에도 알려지지 않은 고려불화 1점이 유럽에서 새롭게 확인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2012년 10월 박물관 소속 큐레이터가 이탈리아 국립동양예술박물관 소장 유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4세기 전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불화인 ‘아미타내영도(阿彌陀來迎圖)’ 1점을 찾아냈다고 9일 밝혔다.

‘아미타불이 와서 맞이하는 그림’이라는 뜻의 ‘아미타내영도’는 아미타불이 시선을 아래로 향하면서 오른손을 내밀어 죽은 사람을 서방극락정토로 맞이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가로 47㎝, 세로 105.6㎝ 크기로 비단에 그려진 이탈리아 국립동양예술박물관 소장 ‘아미타내영도’는 광배(光背) 일부분을 약간 수리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아미타불이 입고 있는 대의(大衣·설법 등 공식 행사 때 입는 승려의 겉옷)의 붉은 색감과 찬란한 금빛의 연화당초무늬가 잘 살아 있는 수작으로 평가된다”며 “제작 시기는 얼굴의 양감이 잘 살아 있고 고식(古式)의 연화당초무늬의 패턴 등으로 보아 14세기 전반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작품으로 프랑스 기메박물관 소장 ‘아미타내영도’가 있으며, 일본 사찰인 지온인(知恩院)과 젠린지(禪林寺)에도 같은 형식의 불화가 전한다.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장은 “보존 상태나 세밀한 필선, 색채 등으로 볼 때 최상급 고려불화”라며 “기존에 알려진 ‘아미타내영도’ 가운데 규모가 작아 고려시대 귀족의 집에서 임종(臨終) 의례에 이 불화가 사용됐다는 기록을 뒷받침해 주는 자료”라고 밝혔다. 고려불화는 섬세함과 아름다움으로 인해 한국 불교미술의 백미로 꼽히지만 현재 전 세계에 160여 점밖에 남아 있지 않다.

외국 박물관 한국실 지원사업의 하나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삼국시대인 7세기 ‘반가사유상’ 1점도 확인됐다. 이 반가사유상은 현존 크기 8.3㎝의 소형으로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같은 계열의 보관(寶冠)을 쓰고 있다. 온화한 얼굴 표정과 이목구비의 표현, 당당한 상반신과 옷주름 표현 등에서 삼국시대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삼국시대 금동반가사유상은 현재 10여 점 정도가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국립동양예술박물관은 1957년 수도 로마에서 개관한 동양미술 전문 박물관이다. 2010년 개설된 한국실에 도자기와 서화류, 불상, 금속공예품 등 4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