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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신조(安倍晉三) 정부가 무제한 양적완화와 함께 제조업 부활 정책을 공언하면서 한국 기업 수출 경쟁력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이 주요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7일 현정택(국제통상학) 인하대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본이 2011년과 2012년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 데 반해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폭이 커서 엔화 절하·원화 절상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문제는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제3국에서 일본 제품과 맞붙는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김종석(경영학) 홍익대 교수는 “한국 제조업이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는 현상은 최근 일본의 의도적인 환율 인상(엔화 절하) 정책으로 더욱 가속화됐다”면서 “이런 상황에 세계 경제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수출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본 측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의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차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정부가 기업 지원을 위해 고용과 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경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무분별한 정책 남발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재욱(경제학) 경희대 교수는 “일본의 양적완화에 동조하거나 이명박 정부 초기 고환율 정책을 다시 사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가 과거보다 심해져 기업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도 “수출전선에서 악전고투하는 기업들을 위해 정부가 쓸데없이 규제 비용이나 경영상 불확실성을 높이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노기섭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