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루 전의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주장한 논리에 대해 17일 조목조목 반박한 것은 문 후보의 거짓 주장이나 발언을 두고만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의 대선 주자 발언에 대한 비판이 자칫 중립을 지켜야 할 정부의 선거 개입 의혹이나 논란을 부를 수도 있지만, 이를 그대로 뒀다가는 정부의 역점사업들이 무조건 잘못된 것인 양 국민들에게 인식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흑색선전이나 네거티브성 발언에는 선거 개입 오해를 무릅쓰고라도 맞서 싸워야 한다는 판단도 함께 작용했다. 먼저 4대강 유지관리비용 문제다. 문 후보는 4대강 시설의 유지관리를 위해 수십조 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이라고 3차 토론회에서 주장했다. 국토해양부는 이 같은 주장이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4대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올해도 2000억 원 미만으로 유지보수 비용이 책정됐고, 내년에 책정된 규모도 그 정도 수준”이라며 “문 후보가 주장한 수십조 원의 유지보수 비용은 터무니 없는 계산”이라고 말했다.

보 철거 문제에 대해서도 국토부의 판단은 문 후보와 다르다. 국토부는 보를 철거할 경우 오히려 문제점이 많을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또한 국토부는 지난해 발생했던 녹조현상이 4대강 사업 때문이라는 문 후보의 주장도 맞지 않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여러 원인에 대해 논의되고 있는데, 당시의 녹조현상을 4대강 사업 때문이라는 주장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지난해 녹조현상은 부족한 강수량과 높은 기온, 상대적으로 긴 일조 시간(광합성을 하는 남조류에 영향을 줌)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적용’에 소요되는 재정 규모도 쟁점이 됐다. “자사고 등록금이 대학등록금의 3배”라고 주장한 문 후보의 발언이 우선 문제가 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자사고의 연간등록금은 평균 389만 원으로 국·공립 대학의 94.8%, 사립대 대비 52.8% 수준”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측도 “자사고 등록금은 일반고의 3배“라며 “대학 등록금은 국립대가 연간 480만 원 정도, 사립대가 730만 원가량이기 때문에 가장 비싼 자사고 등록금도 국립대의 약 1.2배, 사립대의 0.7배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반박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까지 나서서 특정 후보를 돕느냐.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함께 간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명박근혜 정권이 총력전을 벌이고 있으며 명백한 선거 개입 행위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대환·방승배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