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호준 씨가 자신의 첫 소장품이자 가장 아끼는 애장품인 Arirang(아리랑) 라디오와 여자인형 라디오를 보여주고 있다. 창원 = 김호웅 기자

라디오 방송은 1888년 독일의 물리학자인 H R 헤르츠가 전자기파의 존재를 입증하고, 1896년 G 마르코니가 무선통신에 성공하면서 시작됐다. 1차 세계대전 때에는 군사 보안상 이유로 유·무선 통신의 개인적 사용이 제한됐으나 이후 군의 전파 통제가 해제되자 많은 아마추어 무선기사들이 가청구역이 수㎞에 불과한 실험방송국을 설립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1906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매사추세츠주 브렌트록에서 R A 페슨던이 2곡의 음악과 1편의 시, 짧은 이야깃거리 등을 무선전파에 실어 방송한 것이 최초의 라디오 방송으로 기록된다.

우리나라 라디오 방송은 일제강점기인 1925년 11월 조선총독부 체신부에서 출력 50W의 무선실험방송을 한 때부터 시작됐다. 최초의 방송국은 이듬해 11월 설립돼 1927년 2월 16일 1㎾ 주파수 870㎑로 개국한 경성방송국(JODK)이다. 방송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본어 70%, 한국어 30% 정도의 비율로 진행됐다.

이후 경성방송국은 1932년 조선방송협회로 개명됐고 다음 해 4월부터 제1방송은 일본어, 제2방송은 한국어로 송출됐다. 1942년 태평양 전쟁 중에는 일제의 군사 보안상 한국어 방송이 중단됐고 영어식 용어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다. 조선방송협회는 1945년 9월 남한에서는 한국방송공사로, 북한에서는 조선중앙방송으로 이름을 바꿔 국영방송 시대의 문을 열었다. 지방방송국으로는 부산방송국이 1935년 최초로 개국했으며 1945년 광복 전까지 주요 도시에 16개 지방방송국이 개국했다.

당시엔 라디오 방송을 듣기 위해 2원씩 수신료를 납부하고 허가장을 받아 대문 앞에 부착해야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라디오는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서 1959년 11월 15일 생산한 진공관식 라디오(모델 A-501)로 당시 가격은 쌀 50가마니에 해당하는 2만 환으로 고가의 전자제품이었다.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