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번호 이동자 숫자가 910만 명을 기록하면서 국내 통신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과열되자 ‘보조금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등 이동전화 서비스와 관련된 소비자 피해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접수된 이동전화 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건수는 58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5건)보다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사례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계약 내용과 관련된 분쟁이 334건(57.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통화 품질과 관련된 내용이 117건(20.0%), 통신 요금에 대한 문제가 78건(13.3%), 사후 수리와 관련된 문제가 29건(4.9%) 등의 순이었다.

소비자들의 피해가 가장 많았던 계약 내용과 관련된 분쟁을 유형별로 보면 통신사가 기존 단말기의 할부금과 위약금을 면제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거나 가입비와 유심비, 사은품(현금) 등을 미지급한 사례가 82건(24.6%)이었고, 계약과 다른 요금제를 설정했거나 의무 사용기간이나 부가서비스 가입에 따른 문제가 71건(21.3%), 신규 단말기를 구매하는 과정에서의 대금 분쟁이 60건(18%)으로 뒤를 이었다. 통신사가 계약자의 동의 없이 이동전화 서비스에 추가 가입했거나 명의를 도용한 사례도 40건(12.0%)이나 돼 통신사의 도덕적 해이도 도마에 올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동전화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번호이동을 할 때 계약서의 약관 및 기재 내용을 확인 후 서명 날인하고, 구두상 특약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한편 계약서를 받아 보관해야 한다”며 “이동전화요금 청구 내역서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