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구조 과정에서 배가 침몰해 숨진 금양호 선원 유족들에게 국가가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조윤신)는 천안함 침몰 당시 구조 활동을 벌인 후 돌아오다 외국 선박과 충돌해 침몰한 ‘금양호’ 내국인 선원 유족 12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의사자 보상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우선 “금양호 희생자들의 장례식을 수협장으로 하기로 한 뒤 유족에게 장제비(7200만 원)가 지원됐다”며 “금양호 희생자들에게 보국포장이 추서되고 금양호 위령비가 건립된 사실, 천안함 국민성금 중에서 유족에게 내국인 희생자 1인당 2억5000만 원이 지급된 사실이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재판부는 “금양호 희생자들에 대한 의사자 결정 당시 금양호 내국인 희생자 유족인 원고들은 이미 의사자에 준하는 예우 및 보상을 받았다”며 “천안함 국민성금에서 받은 금액은 2010년 당시 의사자 유족 보상금(1억9600여 만 원)을 초과해 원고들에게 의사상자 법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2010년 4월 ‘금양호’는 천안함 침몰 당시 탑승 군인들에 대한 구조 활동을 벌인 후 항구로 돌아오다 캄보디아 국적의 화물선과 충돌해 침몰했고, 이 과정에서 선원 2명이 사망하고 나머지 7명은 실종됐다. 보건복지부는 금양호 사망 선원에 대해 2011년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이들 전원을 의사자로 인정했다.

이재동 기자 trigg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