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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일반 관람객의 출입이 통제돼왔던 경복궁 건청궁과 녹산 사이 자선당(資善堂) 유구(遺構·옛 건축물의 흔적·사진)가 위치한 지역이 상시 개방구역으로 전환된다.(문화일보 2012년 10월 10일자 38면 참조)

이로써 일제에 의한 경복궁 수난사를 대표하는 유물인 자선당 유구의 일반 관람이 가능하게 됐다.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에게 시해된 건청궁 및 시신을 화장한 곳인 녹산 등과 함께 일제의 만행을 되돌아보는 생생한 교육의 현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청장 김찬)은 자선당 유구가 위치한 지역을 7일부터 상시 개방구역으로 전환한다고 6일 밝혔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은 청와대 경호를 담당한 관계기관과 협의를 완료했으며 유구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나무를 옮겨심는 등 상시 개방에 따른 시설보완 조치를 완료했다.

‘어진 성품을 기른다’는 뜻을 가진 자선당은 왕세자 부부의 침전(일상생활공간)으로, 원래 근정전의 동편에 위치해 동궁(東宮)으로도 불리었다.

일제가 시정(始政·조선통치) 5년(1915)을 기념하는 조선물산공진회를 연다며 경복궁의 전각을 헐고 민간에 건자재를 팔아넘기는 과정에서 자선당도 일본으로 반출됐다. 일본의 사업가 오쿠라 기하치로(大倉喜八郞·1837∼1928)가 자선당의 부재를 인수해 도쿄(東京)로 가져가 조립한 다음 1917년 사설미술관인 ‘오쿠라슈코칸(大倉集古館) 조선관’으로 개관했지만 1923년 간토(關東)대지진 때 기단(基壇)과 주춧돌만 남고 모두 전소됐다.

자선당 유구는 김정동(건축학) 목원대 교수의 조사와 추적 끝에 1993년 일본 도쿄 오쿠라 호텔 정원에서 발견된 뒤 1995년 12월 말 110t 분량의 유구석 288개가 반환됐다. 하지만 화재로 손상을 많이 입어 동궁권역 복원사업 당시 자선당의 기단석 등으로 재활용되지 못하고 건청궁과 녹산 사이에 방치되고 말았다. 특히 지난 2004년 시작된 건청궁 복원공사를 앞두고 출입이 통제된 이후 지금까지 특별행사 때를 제외하곤 경호상의 이유로 비공개 권역으로 묶여 있었다.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