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내세운 여성 대통령론으로 여야가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직접 “(여성 대통령은) 권력 싸움에서 자유롭고 위기를 극복하는 지도력을 가진다”고 규정했다.

박 후보가 직접 논쟁에 가세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은 새누리당이 이번 논쟁에서 주도권을 잡았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은 느긋한 입장에서 원칙론과 해외 사례 등을 내세우며 논쟁을 즐기는 양상이다.

박 후보는 1일 한국외대 캠퍼스에서 연 대학 학보사와의 연합인터뷰에서 “한국 사회가 여성 대통령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큰 변화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세계 여성 지도자들의 모습을 볼 때 위기의 시대에 권력 다툼과 밀실 정치, 부패에서 자유롭고 민생과 같은 실질적 문제에 집중하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여성 리더십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하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 대통령의 의미에 대해서는 “그동안 남성 위주의 정치가 되면서 부패나 권력 싸움 등으로 실패했다. 그래서 경제문제 이런 걸 기대를 걸었는데 환상이 깨지고 실패한 모습을 많이 봤다”면서 “이번에는 쇄신이라는 것도 여성 대통령으로 한번 하면 어떨까”라고 반문했다.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는 북유럽 선진 복지국가의 여성 지도자 사례를 들며 여성 대통령론에 힘을 보탰다.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은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본부 회의에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아일랜드 등은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소가 지난 3월 발표한 국가행복지수 10위 안에 든 국가인데 이들 4개국의 공통점은 훌륭한 여성 지도자를 통해 선진 복지국가가 됐다는 점”이라며 “북유럽 여성 정치지도자들은 출산, 육아, 노후보장 등 사회복지 분야에 더 큰 관심을 둬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중시했으며 여성 특유의 진실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여성 의원들은 박 후보가 여성의 사회적 차별 등에 대한 투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민주통합당 여성 의원들의 공격에 대해서도 ‘여성 대통령이 최고의 정치쇄신’이라는 원칙론적인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남윤인순·최민희 의원 등은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후보는 여성 대통령의 덕목인 평등·평화지향성·반부패·탈권위주의와 거리가 멀다”며 “사회적 차별과 억압을 경험하거나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투쟁의 현장에 있지 않았다”고 공격했다.

새누리당 김희정·신의진 의원 등은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도 여성의 사회참여가 부족한 대한민국에서 여성이 최고 리더로 탄생한다는 것보다 더 큰 정치변혁은 없다”며 원론적인 주장을 했다.

이들은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진영 논리에 갇혀 성(性)인지적 관점을 지니지 못한 구태의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