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미사일요격체계(KAMD)와 미국 MD의 결합을 통한 북핵·미사일 ‘5단계 정밀·입체타격’ 전략 마련은 지난 7일 양국이 합의한 새로운 미사일 지침 개정의 실질적 효과로 평가된다.

그동안 양국은 유사시 300㎞ 이상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하는 초기 대응수단인 탄도미사일이 없었다. 미군도 사거리 300㎞의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에이태킴스) 외에는 장거리 요격시스템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갖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0일 “이같이 뚫린 구멍을 메우게 되면서 5단계 겹겹으로 북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양국은 특히 이 같은 5단계 전략을 구사함에 있어 미국이 갖고 있는 초기 정보감시체제의 유기적 결합이 최대 관건이라는 판단에 따라 한·미 간 정보감시체계 공조를 위한 통합전술지휘통제체계(C4I) 구축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KAMD에 미측이 수집한 정보를 연결하는 통합 C4I체계 구축 방안은 오는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44차 한미안보협의회(SCM) 의제로 올라 있다. 양국은 이를 협의할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 TF에서는 통합 C4I체계 구축 과제와 이 체계에 담을 정보를 식별하고 구체적인 연결 방안 등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이 한국에 제공하는 정보는 첩보위성과 고(高)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지상감시 정찰기 ‘조인트 스타즈’ 등을 통해 수집한 북한의 핵 시설과 미사일기지 동향,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TEL)의 움직임 등이다.

이 같은 정보감시체계는 탄도미사일 발사 여부에 대한 판단부터 마지막 단계로 ICBM 등을 활용한 요격까지 매 단계마다 적용된다. 감시정보체계가 그만큼 핵심이라는 의미다. 현재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금강(영상)·백두(통신) 정찰기를 띄워 북측 동향을 감시하고 있지만, 북한의 핵시설과 미사일기지 움직임을 파악하기는 역부족이다.

유사시 한미연합군사령부는 ‘작전계획 5027’에 따라 한국과 미군, 연합군 자산 등으로 수집한 북한 정보에 맞춰 각각 다른 목표물을 격파하도록 역할 분담 및 공조방안이 마련돼 있다. 이 같은 역할 분담이 성공을 거두려면 미측의 위성·정찰 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상협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