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에서 바라본 해안도로. 제주시 제공

“제주 해안 어느 한 곳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지만 한경면 고산리에 위치한 수월봉과 그 절벽 밑으로 자구내 포구까지 이어진 1㎞ 정도의 해안도로는 지중해 어느 해안에 온 것처럼 정말 아름답습니다.”

김상오(57) 제주시장은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는 수월봉(77m)과 그 밑 절벽에서 시작된 1㎞에 이르는 해안도로는 황홀한 노을 때문에 제주의 비경으로 자랑하고 싶다고 했다.

수월봉은 약 1만8000년 전 땅속에서 올라온 마그마가 성산 일출봉처럼 둥글게 왕관 모양으로 형성된 분화구 형태의 응회환(凝灰環·화산 분출로 재나 모래가 엉겨 이뤄진 둥근 형태 산봉우리) 일부다. 수월봉과 해안도로, 바다 건너 차귀도로 이어지는 부분은 육안으로 볼 수 있도록 노출된 부분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원형 봉우리는 바닷속에 잠겨 있다.

수월봉 절벽은 또 ‘수월’과 ‘녹고’라는 효심 깊은 오누이의 죽음과 슬픈 눈물이 폭포수가 됐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최근 수월봉은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김 시장은 “기괴한 바닷가 화산암들과 전설이 깃든 절벽을 붉게 물들이며 스러져가는 노을은 환상 그 자체”며 “일제강점기 일본군들이 전쟁을 준비하며 파놓은 땅굴 진지도 제주의 슬픈 역사를 되새겨보게 하는 의미 있는 장소”라고 말했다.

제주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