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발언 논란, 측근 비리 의혹, 여론 지지도 추락 등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3중고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박 후보측은 문재인 민주통합당(민주당) 대선 후보가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초긴장 상태다. 새누리당이 국면 돌파를 위한 총체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후보는 19일 예정에 없던 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jTBC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17~18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양자대결에서 문 후보가 47.1%의 지지율을 보여 44.0%의 지지율을 보인 박 후보를 오차범위(±2.5%포인트) 내에서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의 17일 직전조사 때보다 지지도는 문 후보가 3.3%포인트 상승하고 박 후보는 3.8% 하락한 것으로 나왔다. 특히 박 후보는 문 후보에게 서울에서 5.3%포인트, 경기·인천에서 9.1%포인트 뒤지는 등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오차범위를 벗어나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박 후보는 20·30대 젊은층 지지율에서 문 후보에게 2배 이상 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박 후보측은 “컨벤션 효과가 포함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박 후보가 이날 오전 일정에도 없던 정치쇄신특위 회의에 긴급 참석했다. 박 후보는 이날 회의에서 “국민들이 정말 바라는 새로운 정치 환경 마련을 이번에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치권에서 부정부패를 근절함으로써 국민들이 이제는 정말 기대를 해도 좋겠구나 하는 제도가 (특위에서)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잇달아 터진 박 후보 측근들의 금품수수 의혹 등 정치권의 부정부패에 대한 분명한 척결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측 한 관계자는 “홍사덕 전 박 후보 경선 공동선대위원장의 금품 수수 의혹 등 잇단 악재에다 문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컨벤션 효과까지 겹쳐 문 후보의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반등된 것”이라고 하면서도 “이런 결과에 대한 분석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회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가 1대1 대결로 가면 51대 49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악재가 계속 터져 나오는 가운데 나타난 현상인 만큼 일희일비 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대선경쟁이라는 게 마라톤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한두 가지 요소를 갖고 희비가 갈리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여론조사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지지도 문 후보에게 포함돼 있다고 본다면 걱정할 일도 낙관할 일도 아닌 당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친박(친박근혜)계인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4·11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낙선한 후 사업가 A 씨를 만나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필요하다’는 요지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