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영선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이 8월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청사 집무실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대학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munhwa.com

이영선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은 서울 대광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서울대를 진학한 인사들 대부분이 손꼽히는 명문고 출신인 것과 달리 이 위원장이 대광고를 졸업하게 된 이면에는 광복과 분단의 혼동 속에서 그의 가족이 겪었던 극적인 삶이 놓여 있다.

이 위원장의 부친 이창로(99) 옹의 고향은 평북 용천이다. 이 옹은 신의주 평안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중 1945년 발생한 신의주학생의거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소련군정과 공산당의 압박을 받자 이듬해 서울로 피신했다.

신의주학생의거는 신의주 학생자치대가 1945년 11월23일 반소·반공 시위를 벌이자 소련군과 공산당이 기관총은 물론, 전차와 비행기까지 동원해 무자비한 진압에 나서 23명이 죽고 700여 명이 부상했으며 수많은 학생, 애국지사들이 체포 구속되고 시베리아로 끌려간 사건이다.

이 옹은 신의주에서 알고 지내던 한경직 목사가 서울서 교회를 세운다는 소식을 듣고 한 목사를 찾아간 것. 신의주에 남은 이 위원장의 모친 최성실(6년 전 작고) 여사는 수개월이 지나도 이 옹이 돌아오지 않자 딸 둘과 아들, 친정 식구 등 10명을 소달구지에 태우고 서울로 향했다. 남편이 서울에서 한 목사와 함께 있으리라는 막연한 추측만을 근거로 공산당의 눈길을 피해 가며 500㎞에 이르는 대장정에 오른 것이다. 천신만고 끝에 서울에 도착한 이 옹과 꿈 같은 재회를 하고 서울에서 이 위원장을 포함해 아들 3명을 더 보게 된다.

당시 이 옹은 한 목사를 도와 고등학교를 세웠고 이후 교감을 거쳐 교장을 맡았는데 그 학교가 바로 대광고등학교다. 이 옹이 30년간 대광고에 재직하면서 아들 4명은 모두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예외없이 대광고에 진학했다. 대광고를 졸업한 이후 이 위원장을 포함해 3명의 아들이 서울대, 1명이 연세대에 진학했다고 한다.

▲서울 출생(1947) ▲서울대·미국 메릴랜드대 경제학 석·박사 ▲메릴랜드대·한국국제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연세대 상경대학 경제학과 교수 ▲동서문제연구원 북한센터소장 ▲연세대 통일연구원장·국가관리연구원장 ▲한국경제학회·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한림대 총장 ▲대학구조개혁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