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2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지난 17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독도 방문 및 일왕 사죄 요구 발언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는 내용을 담은 ‘항의서한’을 반송키로 결정했다.

외교통상부는 현재 주일한국대사관이 보관 중인 노다 총리의 서한 자체를 받은 그대로 이번 주중 일본 정부에 돌려보낼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외교적으로 전례없는 일본 총리의 항의서한을 전달받은 이후 국제법전문가와 외교전문가들을 상대로 폭넓게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이 대통령의 답장 없이 그대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반송 의견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반송 방침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노다 총리의 서한 내용이 곳곳에서 틀린 팩트(사실)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답변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본의 자성을 엄중하게 촉구하는 무언의 강한 경고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노다 총리가 편지 내용에 적시한 잘못된 팩트로 ▲시마네(島根)현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표현)에 상륙했다고 돼 있는데 이 대통령은 다케시마를 방문한 사실이 없다는 점 ▲이 대통령은 우리 영토 독도를 방문했지, 일본 땅을 허락 없이 밟은 사실이 없다는 점 ▲일본이 주장하는 것처럼 독도는 일본땅이 아니고, 분쟁지역도 아니라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답변을 하려면 팩트가 맞아야 하는데 그게 잘못됐으니 답변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답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 대부분의 견해”라며 “이를 반영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그동안 “이 대통령은 지방순시, 환경보호 차원에서 독도를 방문했다”고 밝혀 왔다.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도 “우리가 답장을 굳이 보내 일본의 잘못을 지적할 게 아니라 일본 스스로 무엇이 잘못됐는가에 대해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협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