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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 후보자 및 예비후보자의 선거비용 지출내역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의견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대선 과정에 선거자금 투명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이 줄줄이 권력형 비리사건에 연루돼 사법처리되고 일부 여야 대선주자들의 편법 선거자금 모금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여야 대선주자들도 선거자금 수입·지출 내역 공개에 동참할 뜻을 잇따라 밝히는 등 경선 초반부터 선거자금 투명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25일 문화일보의 취재 결과 중앙선관위는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한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에서 모든 공직선거 후보자 및 예비후보자의 회계책임자가 선거비용 지출이나 지출의 원인이 되는 행위를 한 후 48시간 내에 이를 인터넷에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견이 법안으로 성립되면 선거비용 투명성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정의견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인터넷을 통해 운영할 수 있도록 제작한 회계프로그램에 지출 내역(수정사항 포함)을 입력하고 입력과 동시에 그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누구나 볼 수 있다.

중앙선관위는 후보자의 선거자금 지출 내역을 인터넷을 통해 즉시 외부에 공개할 경우 사후에 선거비용을 부풀리거나 축소해 보전청구하는 ‘허위 보전청구’ 행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시민단체와 언론기관, 관련 업체 등이 상호 검증함으로써 선거비용 보전청구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가 선거자금 투명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에 주력하는 가운데 여야 대선주자들의 자정 결의도 잇따르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정치자금 수입·지출 내역을 가장 먼저 공개했다.

문 후보 측은 지난 6월26일∼7월23일 후원회를 통해 9억 원의 기부금을 걷었다고 밝혔고, 앞으로 매주 월요일 수입과 지출 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여야 주요 대선주자들도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사덕 전 의원은 2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선거자금 공개 여부에 대해 “아직 크게 쓴 게 없어서 어떻게 공개할지 등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지만 수입·지출 내역을 인터넷 홈페이지든 어디든 공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어느 후보든 선거자금 사용 내역을 공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아직 후원금이 많이 들어오거나 비용 지출이 많지 않지만 적절한 방식을 정해 선거자금 수입·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캠프의 전현희 대변인도 “선거자금 수입·지출 내역은 중앙선관위에 보고하도록 돼 있지만, 필요할 경우 그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게 캠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당 차원에서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한 모든 주자의 선거 관련 자금의 출처와 명세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후보가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에 휘말릴 경우 경선 자체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당이 직접 선거자금 투명화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오남석·박정경 기자 greentea@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공정 경선” 손 맞잡았지만… 새누리당(왼쪽)과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4일 잇따라 공정 경선을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지만 선거자금 투명성에 대한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