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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도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의 진출이 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 은퇴자들이 액티브 시니어로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한 뒤에도 전문직업을 갖고 일하거나 취미생활, 자영업, 지역사회 봉사 등에 열의를 갖고 활동하는 이들을 말합니다.

한국의 액티브 시니어는 기존 세대에도 많지만 816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가 주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사 이래 가장 많은 인구가 앎과 건강· 돈, 즉 지력(知力)과 체력(體力)·재력(財力) 등 이른바 삼력을 갖추게 되지요. 이들은 1945∼1954년에 태어난 전쟁세대와 함께 한국경제 고도 성장의 한몫를 담당했지만 수혜자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베이비부머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 후 주거 취향도 예전과는 사뭇 다를 것이 확실합니다. 전 세대처럼 자녀와 함께 살거나 주변에서 살며 아이들을 돌봐주는 것이 아니라 따로 살면서 감정적 유대를 공유하는 ‘포괄적 가족’체계에 머물 가능성이 큽니다. 자녀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자산으로 노후 생활을 즐길 것이라는 얘기죠.

건설주택업계나 부동산 관련 회사들도 이제 시장 불황을 탓하기 전에 한국형 액티브 시니어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유럽 재정위기와 국내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소비 감소시대에 정부나 자치단체의 규제완화 등 수혜를 기다리기보다는 블루오션을 창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민간업체 스스로 수요 창출에 나서야 주거 문화의 다양화와 고품질 주택시장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입지조건과 미래형 주거문화 트렌드를 구축하는 것이 선결과제입니다.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주거 입지조건은 우선 ‘강보다 바다’겠지요. 민물보다는 바닷물이 시니어들에게 많은 류머티즘, 관절염에 훨씬 좋다는 의학적 연구 결과 이전에 건강관리를 위한 산책, 먹거리, 놀이문화 등에서 해변이 강보다 한발 앞서 있기 때문이지요. 부동산으로 보면 한강 상류 등 강변보다는 서해안의 경기 평택, 충남 당진과 서산·태안, 강원 속초나 고성이 좋다는 뜻입니다.

주거트렌드도 소규모 별장, 펜션, 관리가 편한 한옥단지, 세대분리형 대가족 주택, 전원형 건강마을 등으로 진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 주거 형태가 중산층도 접근 가능한 ‘실속형’으로 만들어진다면 강한 활동력을 가진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주거형태로 안성맞춤이 될 수 있겠지요.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구들장(온돌)’ 난방시스템을 갖고 있듯이 주거문화가 다른나라와 다르게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일본식 실버타운의 인기 추락에서도 알 수 있지요. 주택시장 불황 극복과 새로운 부동산 투자의 답을 액티브 시니어에서 찾아보면 어떨까요.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