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사회 / NHK 무연사회 프로젝트 팀 지음, 김범수 옮김 / 용오름

‘무연(無緣)’의 사전적 의미는 ‘인연이 없음’이다. ‘무연사회’의 의미는 ‘인연을 맺지 않고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회’ 정도쯤 되며 ‘무연사(無緣死)’는 ‘모든 인간 관계가 끊긴 상태에서 혼자 죽어 거두어 줄 사람이 없는 죽음’을 말한다. 저자는 NHK 무연사회 프로젝트 팀으로 지난 2010년 ‘무연사회:무연사 3만2000명의 충격’이라는 제목의 스페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 책은 그때 다 담지 못했던 무연사에 대한 한 편의 취재일지라고 봐도 무방하다.

취재진은 일본 전역의 지방자치단체를 발로 뛰었다. ‘무연사가 어느 정도 발생하고 있는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등을 알아내기 위해 지자체에서 공적비용으로 화장되고 매장된 시신의 숫자를 일일이 조사했다. 무연사의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되짚는 작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독거노인은 2000년 55만 명에서 2010년 102만 명으로 급증했다.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식들은 36%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 역시 일본처럼 ‘독신’과 ‘저출산’의 문제를 떠안은 지 오래다. ‘무연사회’는 결코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