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무노동 무임금 지켜라”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 앞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원들이 국회의원들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았던 18대 국회에 이어 19대 국회도 개원이 지연되는 등 ‘식물 국회’로 전락하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국회의원들의 각종 특권 폐지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바른사회헌법포럼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다동 한국관광공사에서 국회의원 특권 폐지에 대한 좌담회를 열고 헌법 개정을 통한 의원들의 특권 남용 제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의원들의 금전적 특권과 신분상 특권, 겸직 특권 등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이 가해졌다. 최근 국회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의원들의 ‘무노동 무임금’ 추진에 대해 김재광(법학) 선문대 교수는 “국회의원 세비와 지원 경비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세비 몇 %를 삭감하느냐보다 19대 국회가 생산적이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의원들이 누리는 해외 시찰 국고 지원, 국유 철도·선박 및 항공 시설 무료 이용, 전직 의원 연금 지급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합리적인 지원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에 대한 불체포 특권도 도마 위에 올랐다. 포럼 참석자들은 회기 중 국회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와 관련, 의원이 아닌 국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단이나 국민위원회가 체포동의안에 찬성하면 국회는 그 결정에 응하는 방식으로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참석자는 “국회의원들은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어 권한 남용의 우려가 있는 만큼 일반인보다 겸직 금지의 필요성이 더 크다”며 “의원들의 겸직 특권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헌법 개정 움직임이 있으니 이번 기회에 의원들의 특권에 관한 문제도 꼭 해결해야 한다”며 “하위 법령 개정을 통한 의원 특권 해결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 앞에서 ‘일하지 않고 세비만 받아 가는 국회의원’을 풍자하는 공연을 진행하고 “국회사무처는 국회가 개원할 때까지 세비 지급을 무기한 보류하라”고 주장했다. 바른사회는 “지난 국회에 이어 19대에서도 놀고먹는 국회가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