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도박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하천에 빠져 숨진 베트남 노동자들의 부모에게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창원지법 제7민사단독 장지혜 판사는 베트남인 이주노동자 A 씨의 부모와 B 씨의 어머니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A 씨의 부모에게 750만 원, B 씨의 어머니에게 1000만 원을 각각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5일 밝혔다.

장 판사는 판결문에서 “경찰은 단속과정에서 도박사범 수사매뉴얼에 따른 안전조치를 미리 취하지 않았고 적은 수의 경찰들이 많은 수의 도박자들을 전부 체포했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단속 후 주변 수색 등을 게을리 한 잘못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A 씨와 B 씨는 2010년 12월19일 경남 김해시의 한 중소기업 숙소에서 베트남 국적의 동료 이주노동자 50여 명과 함께 도박을 하던 중 경찰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2m 깊이의 하천에 빠져 숨졌다. 이후 경찰의 과잉단속 논란이 일면서 국가인권위는 진상조사를 벌여 ‘인권침해’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