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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며 딴짓을 하는 것보다 딴 곳을 바라보는 게 훨씬 더 위험합니다.”

김인석(사진)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운전을 하며 접하는 정보 중 90% 이상이 시각정보”라며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같은 영상장치는 시각정보의 수집과 처리를 방해하기 때문에 오히려 운전 중에 움직이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자들이 운전 중 DMB 시청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한다”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할 때 전방주시율이 70% 초반인 반면 DMB시청을 하면 50%대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운전 중 DMB를 시청할 경우 위험성이 큰 데도 그동안 단속이나 처벌 규정이 없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경찰에서 뒤늦게 운전 중 DMB 시청을 단속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해 다행”이라며 “DMB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과태료를 물리는 다른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DMB 시청은 과속처럼 무인기기로 자동 단속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경찰관이 나서서 일일이 적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법적인 규제에만 기대지 말고 기업과 시민단체가 참여해 DMB 제작과 설치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나 미국 등의 자동차공학회에서는 기술적 가이드라인을 자율적으로 만들어 자동차회사나 수입업체에 통보하는데 한국은 일부 고급 승용차에 한해서만 이 같은 움직임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안전문화에 대한 시민 의식수준도 지금보다 높아져야 한다”며 “도로는 운전자 개인의 공간이 아니라 모두 함께 쓰는 공유지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별도 수업을 통해 교통안전 교육을 받을 정도로 시스템이 잘 돼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며 “안전법규에 대한 주기적·연속적 교육을 통해 시민의식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현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