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3일 시작된 전북 전주 시내버스 파업이 52일간 이어지면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주 시내버스 노조원들의 파업이탈과 민노총 탈퇴가 가속화하고 있다.

전주시청 현관 앞 배변 사건 등으로 인해 시민들의 분노와 질책이 쏟아지고 있는데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파업기간 중 임금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일 전주시내 5개 버스회사 공동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시내버스 운전기사 889명 중 민노총 소속은 469명이다.

파업이 시작되기 전인 2월 말 노조원이 592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두 달 동안 123명이 노조를 이탈한 것이다. 특히 4월에만 108명이 노조를 떠나 노조원들의 탈퇴가 가속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는 현재 노조원 중 파업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는 사람은 1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민노총 소속이지만 업무 복귀를 희망해온 운전기사도 수십여명에 이른다.

이처럼 시내버스 파업 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잇단 ‘막가파식 행동’으로 파업이 시민들에게 분노를 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조원 A(55)씨는 4월23일 전주시청 앞에 배변을 하는 돌출행동을 저지르면서 여론의 뭇매를 자초했다.

이외에도 김완주 전북도지사의 장녀 결혼식장에서 김 지사와 하객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여성 공무원을 폭행하는 등 정상적인 노동운동으로는 보기 어려운 행패를 부리면서 시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장기간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증가, 실리 추구보다 조직 결속만을 강요하는 노조 지도부에 대한 실망감도 노조원 이탈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조원의 월 평균 임금은 260만원으로 파업에 참여한 민노총 노조원 470명이 두 달 가까이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파업에서 이탈한 한 노조원은 “지금껏 지도부를 믿고 파업에 동참했는데 아무런 소득도 없고 매일같이 자치단체의 중재만을 목놓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도대체 뭘 위해 누굴 위해 파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한편, 49일째 단식농성을 이어온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 고속 지회의 남상훈 지부장이 급격한 건강악화로 2일 단식을 중단하고 전주시내 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전주 = 박팔령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