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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 지금까지 들인 비용은 약 66억달러(7조438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비용은 북한 주민들에게 8년 동안 배급할 옥수수를 구매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 등 대량파괴무기(WMD) 개발만 하지 않았더라도 식량난이 지금보다 크게 완화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북한 핵무기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1980년대 후반부터 핵무기 개발에 나서면서 현재까지 쓴 돈만 65억8000만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비용은 ▲채광·정련시설과 영변핵단지, 농축시설 등 핵시설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 20억1000만달러 ▲핵기술 연구개발에 들어간 비용 3억1000만달러 ▲원자로와 핵연료공장, 재처리시설, 농축시설 등 핵시설 가동을 위한 비용 27억2000만달러 ▲연구, 설계, 부품·장비 조달, 조립, 고폭실험 등 개발에 필요한 비용 13억4000만달러, 갱도준비, 탐지·계측장비, 통제시설 등 핵실험 비용 2억달러 등에 따른 추정치다. 특히 이 추정치는 관련 기술과 자원확보가 원활하다는 가정 하에 상정한 최소 추정치다.

북한 핵무기에 밝은 한 전문가는 “만약 비밀리에 핵개발을 시도할 경우 암시장을 통한 기술 및 자원확보, 시설은폐 등으로 인해 이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금까지 핵개발에 쏟아부은 66억달러는 중국산 옥수수 약 1940만t을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현재 배급량 기준으로 북 주민에게 8년 동안 배급할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금액이다. 특히 연간 40만t 수준의 북한의 식량부족량을 감안한다면 핵개발 비용으로 약 50년치의 식량부족분을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브루킹스연구소가 지난 1998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934년 최초 핵무기 개발계획인 ‘맨해튼 계획’에 약 344억달러를 투입했다. 344억달러는 당시 돈으로 투입된 20억달러를 현재 수준으로 환산한 것이다. 맨해튼 계획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급속히 진행되면서 중복투자와 과다 시설비 등으로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들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후발 핵무기 개발국들이 이미 개발된 기술과 장비를 이용하면서 훨씬 적은 비용을 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들인 비용은 지나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음성원기자 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