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핵실험 절차 및 핵실험 탐지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하핵실험 절차는 부지 선정·갱도 굴착, 핵무기·측정장비 설치, 케이블 연결·갱도 되메우기, 핵실험 실시의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단계는 부지 선정과 갱도 굴착의 단계로 미국의 경우에는 네바다 사막 등에 수직갱도시설을 만들어 실험하지만 북한은 산속에 구멍을 뚫어 수평갱도시설을 설치한다. 이어 핵무기를 운반·조립하고 고속카메라와 음파체 등 각종 측정장비를 설치한다. 그 다음으로 계측장비와 지상 통제소 간 통신 케이블을 연결하며 흙, 자갈, 모래, 석고, 콘크리트 등을 이용해 갱도를 되메운다. 이 같은 절차는 핵물질의 외부유출을 방지하고 핵폭발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되메우기가 끝나면 사실상 핵실험 준비가 끝났다고 보면 된다. 핵실험을 실시하면 인공지진파와 공중 음파가 발생하며 제논과 크립톤 등 소량의 불활성 방사성 기체가 대기로 유출돼 지진관측소 등 국내 핵물질 탐지체계에 의해 핵실험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

국내 지진파 탐지 체계로는 우선 총 171곳에 이르는 지진관측소를 들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원주에 있는 한국지진관측소(KSRS)다. 1970년 미국이 구소련과 중국의 핵실험을 감시·확인하기 위해 만든 이곳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지정 지진관측소로 아시아 최대규모이며 세계 2위 규모다. 핵실험 후 수분 이내 200t 규모 이상의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을 탐지한다. 국내에 있는 음파 관측소는 지질자원연구원이 운용하는 강원, 경기 일대 7개소가 있다.

방사능핵종 탐지체계는 크게 제논 탐지, 제논·크립톤 탐지, 공기부유진·방사능 탐지장비로 구분할 수 있다. 제논 탐지장비로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동·서해안에서 운용하는 고정식 장비 2대와 차량·선박에 탑재해 운용하는 이동식 장비 1대로 나눌 수 있다. 제논·크립톤 탐지장비로는 원자력연구원이 중부지역에서 운용하는 고정식 1대가 있으며, 그 외에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동·서해 공역상에서 운용하는 공기부유진·방사능탐지장비 1대가 있다. 이 장비들은 핵실험 2 ~ 4일 후 제논을 탐지할 수 있다.

고서정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