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대책 논의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서규용(왼쪽)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밀리면 끝장이다.” 청와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여권의 한 한 고위 인사는 최근 미국 광우병 사태를 접한 청와대의 시국인식을 이 같이 말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시국인식의 한편으로 이번 사태는 2008년 촛불정국과 같은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광우병 위험을 과대 포장한 괴담의 유포가 거의 없고, 광우병 이슈가 네티즌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분석이다. 청와대의 이 같은 인식에 대해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끊이질 않는다.

청와대는 우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위험성을 인식하는 수준은 2008년과는 크게 다르다고 설명한다. 2008년의 학습효과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위험성이 과대 포장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동일 이슈에 대한 피로감도 높아져 있다는 것이다. 광우병 관련 각종 괴담이 확산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는다.

청와대는 사이버 공간에서 광우병 논란도 이미 한풀 꺾인 것으로 판단했다. 청와대가 제시한 트위터 검색 사이트 ‘트윗트렌드’의 집계에 따르면, 광우병을 언급한 트위터 글은 지난 4월25일 4만686건에서 26일 5만6670건, 27일 5만3599건으로 증가했지만 주말인 28일과 29일에는 각각 2만5278건, 2만2372건으로 급감했다. 또 주말을 지난 30일에는 2만1970건으로 더 떨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008년과는 달리 주요 포털 사이트의 인기기사 순위에서 광우병 관련 기사의 진입률도 현저히 떨어진다”며 “이번에 광우병에 걸린 미국산 젖소는 집단 발병 우려가 없는 ‘비정형성’으로 판명돼 이슈 확산의 동력도 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2일로 예고된 촛불집회에 신경을 곤두세우면서도 대규모로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2008년에는 초기 권력에 대한 견제 심리와 함께 정부 인사에 대한 불만, 대미 외교 자세에 대한 비판 여론이 팽배해 있는 상태에서 광우병 관련 괴담이 집회의 도화선이 됐다는 것이 청와대의 분석이다.

2008년 촛불정국 직후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을 맡았던 김철균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은 “2008년 촛불집회는 동방신기, 신화, SS501 등 아이돌그룹의 팬클럽 여중생들이 가수들의 건강을 걱정해 거리로 나오면서 시작됐다”며 “집회가 2개월 동안 지속되는 과정에서 시위의 주체는 시민단체와 반정부 세력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박영출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