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6년 만에 발생한 광우병(BSE)을 둘러싸고 온갖 억측과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난무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 대한 정부 방침이 오락가락하면서 불신을 키운 것도 문제지만 일각에서 사실을 지나치게 과장해 국민불안을 부추기는 듯한 움직임도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광우병 사태에 대한 정책결정은 복합적인 정무적 판단이 있어야겠지만 사실관계에 대한 가감 없는 실체적 진실규명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광우병을 둘러싼 오해와 실체적 진실을 살펴본다.

우선 정형 광우병이 아닌 비정형 광우병도 국민건강에 위협적일까. 정형 광우병과 비정형 광우병은 소가 보이는 증상은 같지만 증상을 일으키는 물질이 다르다. 정형 광우병은 뇌에 있는 프리온이란 단백질이 변형돼 생긴다. 비정형 광우병도 프리온 변형에 의해 생기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정형 광우병 쇠고기를 먹어도 인간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병원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람에게 미치는 위험이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한상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비정형 병원체가 인간에게 전염됐다는 증거는 아직 학계에 보고된 게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쇠고기 검역 및 이력 추적시스템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미국 최대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연맹은 미국 소의 안전성과 관련, 농무부의 광우병 검사비율이 너무 낮다는 성명을 냈다. 한 해 도축되는 소가 3400만마리인데 이의 0.12%인 4만마리만 검사하고 있다는 것. 또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쇠고기 유통과정을 확인하는 가축인식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나라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광우병이 발견되더라도 같은 사료로 사육된 소가 얼마나 있고 시중에 얼마나 유통됐는지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농식품부는 “이번에 광우병 젖소를 발견한 것은 국제검역기구(OIE)의 권고 조치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OIE에서 권고하는 광우병 관련 안전조치는 동물성 사료금지, 안전성을 확보한 도축인지 검사, 유통 전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제거, 광우병 방역조치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예찰 프로그램 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 젖소 수입을 국내에서 통제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지난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이후 젖소 수입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젖소 종축개량 연구 목적으로 일부 번식용에 한해 수입하고 있긴 하지만, 이는 농협 개량사업부와 축산연구소에서 관리되고 있다. 또 연구가 종료된 젖소는 모두 살처분해 소각 폐기되고 있으며 식용으로 수입되는 젖소는 없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