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견된 광우병(BSE) 젖소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민관 합동조사단이 30일 오전 미국으로 출발했다. 정부는 민관 합동조사단의 미국 현지 조사결과를 토대로 검역중단 여부 등 정부의 추가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가 주목된다.

주이석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동물방역부장을 단장으로 학계와 소비자단체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미국 현지에서 광우병 발생 상황과 역학조사, 사료 안전실태 등을 조사하기 위해 이날 오전 출국했다. 조사단은 현지 조사를 마친 뒤 오는 5월9일 귀국할 예정이다.

주 단장은 출발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국 광우병과 관련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미국에서 생산된 쇠고기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미 농무부를 방문해 광우병 젖소 관련 역학조사와 정밀조사 상황, 예찰 상황 등을 확인하고 미국 측이 양성판정을 받은 소의 연령이 10년7개월이라고 밝힌 경위를 살펴볼 예정이다.

또 젖소 사체가 랜더링 시설(사체 처리시설)에서 처리되는 방식도 확인하기로 했다. 하지만 광우병 젖소가 발견된 농장 방문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조사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주 단장은 “농장 방문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아는 바가 없으며 확정된 것도 없다”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도 “미 농무부가 개인정보 보호와 사유재산권 보호 문제 때문에 농장주의 동의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현장방문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우병이 발견된 젖소의 뇌 조직이 이미 폐기 처분된 상태에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소의 뇌 조직에서 샘플을 떼내 광우병 인자인 변형 프리온이 있는지를 검사해야 하는데, 샘플 추출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측은 “국제적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미국 연구진이 이미 샘플 조사를 마쳐 우리가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번에 조사단이 방문할 예정인 도축·가공·사료공장은 광우병 발생과 전혀 관련이 없는 정상적인 시스템이 작동하는 곳이어서 현장 견학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조사단은 귀국 직후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가축방역협의회를 개최하고,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르면 5월10일쯤 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