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에이스테크놀로지와 KT 직원들이 인천 남동구 논현동 에이스테크놀로지 공장에서 4세대(G) 롱텀에볼루션(LTE) 기지국 장비인 ‘리모트 유닛(RU·Remote Unit)’의 성능 향상을 위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인천 =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KT와 동반성장 협력으로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4세대(G)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5일 방문한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있는 무선통신장비 전문업체 에이스테크놀로지에는 활력이 넘쳤다. 4월말까지 KT의 LTE 전국망을 구축하기 위해 주 장비 회사인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NSN)가 에이스테크놀로지에 기지국 장비 ‘리모트 유닛(RU·Remote Unit)’을 대규모로 발주해 납품 기일을 맞추느라 정신없이 바빴던 것이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1980년 명성무역상사로 출발한 뒤 이동통신 분야에서만 30여년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알짜 중의 알짜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148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이스테크놀로지와 KT의 협력은 1997년 KT가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을 할 때부터 시작됐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1997년 이후 KT에만 20만대 이상의 중계기와 80만대 이상의 이동통신용 안테나를 공급, 2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특히 지난 2월15일 KT와 ‘동반성장협약서’를 체결해 NSN에 장비를 공급하게 됨으로써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KT의 주선으로 NSN의 LTE 기지국 중에서 리모트 유닛에 대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을 제공받았기 때문이다. NSN은 또 KT에서 수주한 전체 리모트 유닛 중에서 절반을 에이스테크놀로지가 생산할 수 있도록 배정했다. 에이스테크놀로지로서는 LTE 기지국과 관련된 최신 기술을 전수받았을 뿐만 아니라 생산 물량까지 배정받아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셈이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NSN의 ‘제조업자개발생산업체(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로 등록돼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제조업체(EMS·Electronic Manufacturing Service)’로도 등록돼 있다. ODM이란 설계·개발 능력을 갖춘 제조업체가 유통망을 확보한 판매업체에 상품이나 재화를 공급하는 생산 방식을 뜻하는 말로 단순 하도급 형태인 주문자상표부착표시생산(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방식과는 다르다. EMS란 전자 분야의 신제품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설비 투자에 대한 위험을 줄일 목적으로 생산을 위탁해 전문적으로 제조 및 서비스를 전담하는 생산전담회사를 말한다.

최근 중국 업체들의 생산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글로벌 기업의 ODM 업체와 EMS 업체로 동시에 등록된 경우는 찾기가 매우 어렵다. 그만큼 에이스테크놀로지가 기술력뿐만 아니라 생산 능력에서도 글로벌 기업의 인정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KT와의 동반성장 협력을 발판으로 향후 유럽 등 해외 선진국의 LTE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야심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LTE 전국망을 구축한 국가는 한국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LTE 망을 막 깔기 시작하는 단계이고, 미국의 경우에도 일부 지역에만 LTE망이 구축돼 있을 뿐 대부분의 지역에 아직까지 LTE망이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에이스테크놀로지가 글로벌 기업인 NSN과 함께 일한 경험은 향후 에이스테크놀로지가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활동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또 KT의 지원을 받아 글로벌 기업인 에릭슨의 글로벌 장비 카탈로그에 ‘인빌딩솔루션(IBS·In Building Solution)’ 장비 등재도 추진하고 있다. 에릭슨의 카탈로그에 등재될 경우 전세계 180개국 260개사를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김진양 에이스테크놀로지 최고기술책임자(CTO·상무)는 “KT와 NSN과의 동반성장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유럽, 미국 등 전세계에 LTE 기지국을 납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