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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은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지배할 당시 남성들은 군대로, 여성들은 위안부로 끌고 가는 등 온갖 수탈행위를 자행했습니다. 일본군 장교의 숙소를 통해 어떤 역사적 가치를 찾을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우리역사 바로알기 시민연대 이성민(사진) 대표는 “일제시대에 독립운동가들과 국민들은 일본군 장교 관사를 바라보며 폭파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을 텐데, 이제 와서 국가예산까지 써가면서 관사를 복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몇 달 전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 집회가 1000회를 넘겼다”며 “일본 제국주의 군사문화 잔재를 없애지 못할 망정 복원까지 한 것을 보면 관계기관의 역사인식이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일본군 관사가 건축학적인 가치가 있다 하더라도 복원할 필요 없이 사진이나 영상 등을 통해서 보존하더라도 충분하다”며 “관사가 이미 지어졌지만 앞으로 관리유지비가 계속적으로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국민 정서를 반영해 지금이라도 철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군 관사 앞에 개교한 일본인학교에 대해서도 “일본인 학생들이 이 관사를 보고 일본인의 역사적 만행을 부끄러워하기보다 일본이 한국을 지배하였다는 우월감을 가질 수 있다”며 “일본군 장교 관사가 우파 일본인들에게 좋은 학습장이 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걱정했다. 이 대표는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한 의친왕 사저는 개발사업에 의해 철거되고, 일본군 장교 관사는 택지개발사업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들여 복원을 해 놓은 것은 민족적 정서와 형평성을 결여한 판단”이라며 “문화재는 단순한 법규정이나 문화재위원들의 의견만을 통해 복원을 결정할 것이 아니라 시민역사단체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보존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민환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