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교차가 심한 3월에는 허리 디스크와 퇴행성 어깨 질환인 ‘오십견’, 관절염 환자들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갑작스럽게 움직이면서 허리와 어깨, 무릎 등에 무리가 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어깨가 뻐근하거나 허리가 삐끗하면 자가 판단을 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올바른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 봄, 척추 건강 조심해야 =고도일병원이 지난해 병원에 처음 내원한 환자 중 허리 디스크로 진단받은 3694명을 월별로 통계 낸 결과, 3월 환자가 430명(11.6%)으로 가장 많았고, 8월 394명(10.7%), 5월 375명(10.2%) 순이었다.

3월 날씨는 겨울에서 봄으로 급변하지만 몸은 여전히 겨울 모드에 맞춰져 있어 관절과 척추가 굳어져 있는 상태다. 몸이 계절 변화 속도에 따라가지 못한 상태에서는 조금만 무리해도 허리 디스크가 유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허리 디스크는 퇴행성 변화에 의해 서서히 생기기도 하지만 척추의 움직임이 심한 운동,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행위 등 사소한 일상적인 동작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뼈가 약한 노인 환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세심한 관리를 해야 한다. 최근 근무 시간이 긴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이 잘못된 자세로 인해 허리 디스크를 앓는 경우가 많다. 퇴행성 질환인 허리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추간판이 옆으로 삐져나와 주위의 근육을 누르면서 나타나는 통증을 말한다.

봄철 허리 디스크 예방을 위해서는 올해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날을 준비운동을 하는 날로 여기고 평소 운동량의 70~80%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산은 하루 코스보다는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반나절 코스로 다녀오는 것이 낫다. 달리기 역시 첫날 운동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달리기 대신 약간 숨이 찰 정도로 빨리 걷는 편이 바람직하다.

◆ 오십견도 ‘경계경보’ = 오십견은 나이가 들면서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주머니인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붓고 아프다가 어깨가 굳어 버리는 증상을 말한다. 발병 초기에는 어깨가 당기는 정도의 통증이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송곳으로 쑤시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게 되고 아픈 어깨 쪽으로는 눕기도 힘들어 숙면을 취하기 힘들게 된다.

지난해 분당 바른세상병원에 내원해 진단받은 오십견 환자 2325명을 월별로 분석한 결과, 3월에 9.9%(231명)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았던 10월 6.3%(146명)보다 3.6%포인트 높은 수치다. 3월에 오십견 환자가 많은 이유는 큰 일교차로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근육 및 관절이 굳고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핫팩이나 적외선 등의 온열치료는 통증을 줄여 주고, 초음파 치료는 어깨 관절 깊숙이 열을 전달해 관절낭에 생긴 염증을 치료한다.

이 같은 물리치료가 효과가 없을 경우 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 등을 투여해 통증과 염증을 경감시키는 약물치료를 쓸 수 있다.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로도 호전이 되지 않으면 관절내시경과 같은 간단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내시경을 이용해 관절낭의 좁아진 부위를 부분적으로 풀어 주는 방법이다.

◆ 관절 통증도 커지는 계절 = 환절기에는 큰 일교차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관절이 손상되기 쉽다. 무릎 주변에 혈액이 잘 공급되지 않으면 관절을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가 뻣뻣해지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또한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는 관절액도 기온이 내려갈수록 굳어지기 쉽다. 따라서 뼈끼리 마찰력이 커지고 뼈 세포의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발생한다. 관절을 구성하는 연골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관절염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비로소 통증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온차가 클수록 무릎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 온도를 24~27도로 유지하고 외출할 때도 무릎을 따뜻하게 덮을 수 있는 담요나 카디건을 챙기는 것이 좋다. 관절염 초기 단계에는 재활치료나 물리치료를 하거나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움직이기 힘들 만큼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한다.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관절 부위를 제거해 그 부위를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소절개술을 통해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도움말 = 고도일 고도일병원장, 여우진 바른세상병원장, 송상호 웰튼병원장,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