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김소민 지음, 소윤경 그림/비룡소) = 아동책 출판사인 비룡소가 제정한 ‘비룡소 문학상’은 아동문학의 공백 지대로 여겨지는 7∼10세 대상의 저학년 동화를 단독 분야로 삼고 있다. 그 첫번째 수상작인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은 주인공 아이가 캡슐 마녀의 캡슐 약을 먹고 아빠와 몸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그렸다.

비룡소문학상 심사위원들은 “현실과 환상의 연결고리들이 자연스럽다”며 “팔짝팔짝 뛰며 걸어가는 아이의 행로처럼 동선이 자연스럽고 재미있다”고 밝혔다. 이야기의 주인공 동동은 우연히 만난 캡슐 마녀에게서 영혼을 바꾸는 캡슐 약을 얻어온다. 힘 센 동생 묘묘와 태권도 대련을 앞두고 있는 까닭에 동생과 영혼을 바꾸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캡슐 약을 숨겨 두었던 땅콩 크림빵을 아빠가 먹는 바람에 그만 아빠와 영혼이 바뀌게 된다.

동동은 아빠의 몸이 돼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혔던 여동생을 엄한 아빠 흉내를 내며 혼을 내 준다. 또 사람을 만나자 텔레비전에서 본 것처럼 멋지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 등 평소에 어른이 되면 해 보고 싶었던 행동들을 따라해 본다.

작가는 아이들이 꿈꾸는 일을 소극(笑劇)으로 유쾌하게 그리며 소중한 메시지를 담는다. 동동이 아빠의 처지가 되면서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빠가 이렇게 힘들었구나, 이렇게 속상했구나.

아이가 이처럼 아빠를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를 둔 어른이 이 책을 읽으면, 자식과 몸을 잠시 바꾸는 캡슐 약을 얻고 싶어 할지 모르겠다.

★ 블루문파크. 2: 황금전사(조남호 지음/블루문파크) = 영화 작업을 전제로 펴내고 있는 팬터지 시리즈의 두번째 책. 해리포터 등 외국 팬터지물이 우리 동화와 영화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적 팬터지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욕이 돋보인다.

블루문이 뜨는 날 하늘천사들이 내려와 휴식과 놀이를 즐기는 신비의 놀이공원 블루문파크가 주요 배경이다. 여기에 인간으로서는 처음으로 소년 한비가 들어가 겪게 되는 모험과 환상을 그린 소설이다. 이번 편에서는 인류와 지구전체를 파괴하려는 저주여왕에 맞서 소년 한비가 지구의 마지막 희망인 ‘블루문파크’를 지키기 위해 황금전사가 되어 펼치는 활약을 담고 있다. 이야기의 전개가 박진감이 있고, 캐릭터들이 매우 흥미로워서 빠르게 읽힌다.

★ 철학 고양이 요루바1,2,3- 만화로 읽는 철학 통조림(김용규 글, 소공 그림/주니어김영사) = 아이들이 어렵게 여기는 철학사상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철학통조림’(전 4권)을 만화로 재구성했다. 사람이 되고 싶은 애완동물이 보름 밤에 모여 철학 공부를 하는 마을이 배경이다. 이 마을에 이사온 달나라와 그의 애완고양이 요루바도 보름달 학교에 모여 훈장인 호랑말코의 수업을 들으며 도덕과 정직, 철학, 정의 등 사람됨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토론하며 깨우친다.

제 1권의 주제는 약속의 사회적 가치, 2권은 이기심과 이타심의 사회적 충돌을 막는 방법, 3권은 인간의 운명과 이를 극복할 자유의지의 역할에 대한 것이다. 소공의 그림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특한 스타일로 눈길을 끌면서도 철학자인 저자의 글을 충실히 뒷받침하고 있다. 각 장의 끝에는 ‘김용규 샘의 철학통조림’이라는 일종의 심화 학습 코너를 뒀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