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정을 맡아보겠다는 공당(公黨)인지를 의심케하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주장에 이어 다음달 26~27일 서울 핵(核)안보정상회의를 반대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40여개 단체의 하나로 가담한 ‘핵안보정상회의 대항행동’은 15일 활동을 시작했다. 참여단체 대다수는 2008년 광우병 파동과 2009년 용산 참사 등의 민감한 현안에서 반(反)정부 투쟁을 일삼은 좌파단체들이다. 친북·종북(親北從北)단체도 수두룩하다.

핵안보정상회의는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세계 50여개국 정상과 유엔·국제원자력기구(IAEA) 대표 등이 이념과 체제를 초월해 참석하는 초대형 국제행사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개최를 불과 한달여 남겨둔 시점에 반대투쟁에 나선 것은 국격(國格)에 대한 자해(自害)행위임은 물론 책임정당의 기본적 자격조차 스스로 포기하는 행태다. 민주당이 핵안보정상회의 자체를 물리적으로 방해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반대하겠다는 발상 자체부터 문제다. 핵안보정상회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9년 ‘핵무기 없는 세상’을 선언하고 각국 정부 수반이 방사선 유출사고와 핵물질 이전을 막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을 계기로 2010년 위싱턴회의에 이어 이번 서울회의가 두번째다.

민주당 소속 전·현직 국회의원 33명은 같은 날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이라는 것을 만들어 신규 원전 건설 즉각 중단 등을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 강령에는 이미 ‘원전 전면 재검토’ 내용이 포함돼 있다. 신재생 에너지의 비율 확대, 원전 의존율 감축을 장기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지만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은 에너지 현실을 무시한 무책임한 선동이다.

제주해군기지 반대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제주해군기지는 한미 FTA와 함께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추진에 들어갔던 사안임에도 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공사 중단을 촉구한 것은 블랙코미디다. 이런 민주당에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를 맡길 수 있을까. 민주당이 책임정당인지, 좌파시민단체인지부터 헷갈릴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