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의실종, H라인 30cm 짧치 삽니다.” “짧치에 주름까지 넣어 예쁘게 수선한 회색 교복치마 팔아요.”

14일 인터넷 교복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짧게 줄인 교복을 사고파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학생들은 거리낌 없이 ‘짧은 치마, 줄인 교복’을 강조하며 중고교복을 사고팔았고 ‘짧치(짧은 치마)’, ‘똥치(짧치보다 더 짧은 치마)’, ‘빽치(몸에 딱 달라붙는 치마로 빽바지에서 유래)’라는 은어까지 만들어내며 불량 치마 구매에 열을 올렸다.

학생인권조례가 시행중인 서울과 경기지역의 중고 교복시장에서도 일명 ‘불량 치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시행으로 복장 자율화가 가능해질 것을 예상한 학생들이 일부 학생 사이에 유행하던 교복 멋내기에 동참한 것이다.

문화일보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중고나라, 교복나라 등 교복 중고거래가 이뤄지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짧은 치마와 줄인 교복 등을 사고파는 글들을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무려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줄인 교복, 짧은 치마’로 검색되는 게시글은 171개에 불과했으나 올해 초에는 725개로 4.4배 늘어났다. 2011년 초 게시글 개수(484개)와 비교해도 1.6배나 늘어난 수치다.

일반적인 교복 치마의 길이는 59cm정도이나 학생들이 입는 치마의 길이는 점차 짧아져 최근에는 34cm까지 내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에는 짧은 교복치마에 후드티를 입은 여학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근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이모(17)양은 “H라인(일자형)은 유행이 좀 지났고 이렇게 A라인(나팔형)으로 해서 짧게 입는 것이 대유행”이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김모(18)양은 “요즘에는 ‘학주(학생주임교사)에게 안 걸리겠지’하고 일단 질러보자는 심정으로 교복을 줄이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유현진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