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8억4500만명이 사용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이 1일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 조달을 목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50억달러는 지난 2004년 구글이 IPO를 통해 17억달러를 조달하는 기록을 세운 이래 인터넷기업 IPO로는 최대 규모이다.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사진)는 1일 미래의 주주들에게 보내는 형식의 공개서한을 통해 “사람들이 기업과 경제에 더욱 잘 연결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IPO신청서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지난해 매출은 약 37억달러로 전년 대비 약 88% 상승했다. 순익은 10억달러. 페이스북은 지난 2009년 7억77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2억29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린 후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라이벌 구글의 지난해 순익이 379억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소규모라고 할 수도 있지만, 페이스북의 순익은 앞으로 급격하게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수익의 약 85%에 해당하는 32억달러는 광고매출에서 나온 것이며, 나머지 매출은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 등 이른바 ‘버추얼 상품’ 구매에 따른 것이다.

페이스북이 뉴욕거래소에서 거래될지 아니면 나스닥에 상장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1일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이번 IPO를 계기로 750억∼1000억달러까지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페이스북은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포드자동차, 크래프트 푸즈, 골드만삭스, 세계 최대 중장비업체 캐터필러 등보다도 기업가치가 더 큰 회사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테크놀로지컨설팅사 얼티미터의 설립자 샤린 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의 IPO는 인터넷의 또 다른 진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용(콘텐츠)이 아니라 관계(커넥션)란 면에서 페이스북이 매우 큰 가치를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IPO로 미국 부호 순위도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 기업가치를 1000억달러로 산정할 경우 24%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저커버그의 주식평가액은 240억달러(약 27조원)로 추정된다.

저커버그는 하버드대 기숙사방에서 잠옷바지와 슬리퍼를 신은 채 페이스북을 만든 지 8년 만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에 이어 IT업계 부호 3위에 오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