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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양대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포퓰리즘 정책들이 재정건전성 악화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정책이 민간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경제보다 정치가 우선되는 상황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하성근(연세대 경제학 교수) 한국경제학회장은 2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포퓰리즘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경제 원칙, 경제 원리가 정치 논리로 인해 뒤로 밀리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에 따른 고통 분담, 정책의 부정적인 측면 등 플러스(+)와 마이너스(-) 효과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경제에는 공짜가 없다’는 얘기처럼 각 정책에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만우(경제학) 고려대 교수는 “선거를 앞두고 정당들이 경쟁적으로 표를 의식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며 “재정 문제를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유럽 재정위기는 과다한 복지 지출에서 출발했고 복지를 원점으로 돌리려고 하면서 갈등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책을 취할 때는 신중해야 하는데 정부까지 이런 추세에 휩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정택(국제통상학) 인하대 교수는 “정당이 공약을 내세우는 것에 관여할 순 없지만, 실제 정책으로 집행되기 전에 경제적으로 타당한지, 예산·재원은 뒷받침되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내세우는 각종 정책들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예산이 필요한데다 다시 뒤집기 어려운 것이 많다”며 “충분히 검토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자율성 훼손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조동근(경제학) 명지대 교수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발표한 카드 수수료 인하, 전·월세 대출 금리 인하 등은 근본적으로 민간 기업의 가격 정책으로 공기업도 아닌 민간 기업에 관여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카드수수료를 인하하면 카드사들이 연체, 할부, 현금서비스 이자를 올려 손해를 보전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성진·박세영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