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현재 ‘4·11 국회의원 총선거’가 82일, ‘12·19 대통령 선거’가 334일 앞으로 각각 다가왔다. 본격적인 선거철이 시작된 것이다. 선거 때만 되면 튀어나오는 여야의 정책 포퓰리즘 경쟁은 여당의 위기감과 야권의 연대 바람 등에 휘말려 예전보다 더 심해질 조짐이다.

한나라당은 ‘MB노믹스’(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정책)를 뒤집는 친서민 정책들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민주통합당(민주당)도 과거 민주당 때 만든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무상 시리즈’를 근간으로 하는 각종 복지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들은 당정 협의 없이 마구 쏟아지고 있으며,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도 주먹구구식이어서 여야 모두 표만 의식한 ‘설익은’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

◆ 소리 없는 MB노믹스와의 전쟁 = 지난해 12월19일 출범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32일이 지났다. 박 위원장은 약 한 달 동안 소리 없이 ‘MB노믹스’와 전쟁을 벌였다. ‘MB노믹스’ 핵심 중 하나인 일명 ‘부자 감세’ 정책은 지난해 12월31일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하는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부자 증세’로 바꿔놓았다.

비대위는 최근 고속철도(KTX) 민영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저소득 서민 100만 가구를 위한 전세금 저리대출, 중소상인들을 위한 신용카드 수수료율 1.5%로 인하 등을 내놨다. 또 대학등록금 인하, 출자총액제한제 보완, 비정규직 대책 등도 추가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상시리즈’ 강화 = 민주당은 통합 이전에 짜놓은 ‘보편적 복지’ 정책방향을 유지하면서 총선에서 ‘1% 부자 대 99% 서민·중산층’의 대립구도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선상의 ‘좌클릭’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20일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기준을 48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올리는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마찬가지로 영세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도 약속하고 있다. 민주당은 기존 ‘3+1 보편적 복지(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 등록금)’에 주거 복지, 일자리 복지를 더하는 정책을 더 강화할 방침이다. ‘대기업 때리기’와 ‘부자 증세’도 민주당 정책의 주요 축이다.

신선종·김성훈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