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안병용(54) 한나라당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의 e메일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돈 배포를 지시한 ‘윗선’ 등 이번 사건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중요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계좌 추적 등을 통해 2000만원의 출처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돈봉투 살포를 조직적으로 논의한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한 만큼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당대표 후보 캠프 인사들을 줄줄이 소환해 관련 내용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16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에 따르면 최근 안 위원장과 박 후보 캠프측 인사 사이에 오간 e메일과 최근 통화 내역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돈 배포를 지시한 ‘윗선’과 ‘로비 대상자 명단’ 등 이번 사건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안 위원장측의 e메일 등을 면밀히 분석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의 중요 단서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안 위원장이 구속되면 이번 사건은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안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가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서울지역 당협 간부 30명에게 50만원씩 돌리라고 지시한 혐의(정당법 위반)로 지난 13일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은 안 위원장측의 은행 거래 내역 등의 확인작업을 통해 이번 사건의 핵심 축이 되는 돈의 출처 등 물증도 이미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박 후보 캠프에서 재정·조직 업무를 맡았으며 최근 출국금지된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을 금명간 소환할 예정이다.

현일훈·박수진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