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4학년은 일진회 후보군, 5학년 땐 ‘양(의형제·의자매) 맺기’로 일진 진출, 6학년은 타학교 일진과의 네트워크 형성. 과거 중·고등학교에 만연했던 일진 문화가 초등학교로 옮아가 이미 일진이 되는 ‘사이클’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초등학교 때 일진이 중·고등학교 일진이 되는 경우가 많아 일진회 근절을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진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소장 문재현)가 지난해 초등학교의 일진 문화를 조사해 펴낸 ‘일진 문화의 실상과 예방대책’을 보면 초등학교에서 어떻게 일진이 형성되는지 드러나 있다. 초등학교 3∼4학년이 되면 1∼2학년 때 힘이 센 아이나 축구를 잘 하는 아이, 잘 생긴 아이 등을 중심으로 선배 일진들이 점찍은 ‘일진 후보군’이 형성된다.

5학년 때는 일진에 편입되는 시기다. 크게 세 가지 경로로 나뉜다. 우선 일진 형·누나를 둔 동생이 일진이 되는 경우가 있다. 나머지 두 경우는 의형제나 의남매, 의자매를 맺는 이른바 ‘양 맺기’를 통해서다.

6학년 때는 본격적으로 탈선을 저지른다. 아이들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는 ‘삥 뜯기’, 담배 피우기 등에 빠져든다. 이때는 중학교에 진출한 일진 선배들을 통해 타학교 일진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이렇게 맺은 네트워크로 때로는 다른 학교 일진들과 싸움을 벌이기 위해 연대하기도 한다.

문 소장은 “일진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5학년 이전에 교사와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