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텅 빈 한나라 대표 최고위원실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에 있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실이 텅 비어 있다. 임정현기자 theos@munhwa.com

7일 남경필·원희룡·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최고위원직 동반 사퇴에도 불구하고 의원총회에서 일단 재신임을 받은 홍준표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며 8일 오후 ‘재창당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 3인의 퇴진으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못했으며 이날 오후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도 의원들이 참석하지 못해 개회 자체가 취소되는 등 당무와 의사 일정이 모두 마비됐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자신의 당 쇄신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가 제시할 당 쇄신안은 한나라당 해산 및 외부 보수·중도세력과의 통합을 통한 신당 창당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정권 사무총장은 7일 “해산을 해서 재창당하는 수도 있다”며 “보수와 중도세력을 아우를 수 있는 재창당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철래 미래희망연대 원내대표와 예산국회 이후 만나기로 했고 ‘대중도신당’을 추진하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가까운 사람들도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 쇄신파 등은 홍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고, 친이(친이명박)계 소장파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의원모임’과 개혁 성향의 초선 모임인 ‘민본21’도 이날 오전 홍 대표의 퇴진과 박근혜 전 대표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재창당을 요구하고 나서 한나라당 내홍은 증폭되고 있다. 지도부 붕괴로 사실상 여당의 기능이 멈춘 가운데 9일 종료되는 18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도 본회의조차 열지 못한 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홍 대표가 주도권을 갖고 당 쇄신작업을 수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당직자는 8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선출직 최고위원이 아무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홍 대표가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쇄신파 정두언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사람은 물러날 때 진면목이 드러나는 법”이라며 “어차피 물러날 분인데, 온갖 추한 모습을 다 보이며 한나라당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우리 홍 대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권영진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대표가 쇄신책을 마련한다는 것은 너무 한가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김성훈·김동하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