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원택(왼쪽) 부산대병원 토모테라피센터 교수(방사선종양학과 과장)가 11월9일 부산 서구 아미동 병원 별관 센터에서 치료 전문 방사선사와 함께한 후두암 환자에 대한 방사선 치료에 앞서 환자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부산 = 임정현기자 theos@munhwa.com

‘암의 완전 예방은 부산 시민의 성공, 암의 완전 관리는 암센터의 성공, 그리고 암의 완전 정복은 국가의 성공.’ 부산대병원 부산 지역 암센터가 슬로건으로 내세운 것이다. 부산대병원 내에 지난 2009년 9월 개원한 부산 지역 암센터는 부산대병원이 2005년 3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역 암센터로 지정된 뒤 4년 6개월여 만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부산 지역 암센터 건립에는 국비 100억원, 지방비 40억원 등 모두 200억원이 투입됐으며, 건축 연면적 1만2183㎡에 지하 2층, 지상 9층의 규모이다. 암센터 본관에는 통합진료센터(위암클리닉, 간췌담도암클리닉, 대장암클리닉, 유방암클리닉, 부인암클리닉, 근골격계종양클리닉)와 건강증진센터, 국제진료센터, 환자 맞춤형 통합진료실, 암전문병원이 들어섰으며, 별관에는 토모테라피센터, 완화의료센터, 임상시험센터 등이 자리를 잡았다.

부산대병원 부산 지역 암센터는 통합진료와 원스톱 서비스를 통한 암 치료의 질 향상과 ‘토모테라피(TomoTherapy)’ 등 최첨단 암 치료 장비 구축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부산권 ‘암 치료의 요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궁극적으로 지역 암 환자의 상경(上京) 진료를 완화해 지역 내에서 모든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암 예방 및 홍보, 말기암 환자 완화의료 사업 등의 암 관리 사업도 암센터의 주요한 기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최첨단 방사선 치료 장비 구축 = 부산대병원의 첨단 암 치료 장비로서 영남 지역 최초로 도입된 토모테라피가 최근 1년 만에 100명 이상을 치료하는 훌륭한 성과를 냈다.

토모테라피는 인체를 무를 얇게 썰 듯이 무수한 단면으로 나눠 각 단면당 수만개의 방사선 입자를 치료 부위에 정밀하게 쬘 수 있다. 또한 매회 치료마다 기계에 내장된 컴퓨터단층촬영(CT) 기능을 이용해 종양의 크기 변화와 환자의 위치 오차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토모테라피는 치료 기간 중 환자 개인의 내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게 최대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종양에는 방사선량을 증가시키고 주변 정상조직에는 방사선 피폭을 최소화해 방사선 관련 합병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그동안 두경부암, 위장관암, 폐종격동암, 비뇨기암, 부인과암 등 다양한 환자들이 토모테라피 치료를 받았다.

김원택 토모테라피센터 교수(방사선종양학과 과장)는 “토모테라피는 특히 완치를 목적으로 치료한 경우 90% 이상의 종양 제어 효과를 얻었고, 전체 환자의 70% 이상에서 종양이 줄어들거나 완전히 없어지는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심각한 합병증의 발생 빈도는 1% 이내였다. 올 7월부터 뇌척추종양, 두경부암, 전립선암, 방사선 재치료 등의 경우 토모테라피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보다 많은 환자들이 고품질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대병원은 조만간 4차원 정밀 암치료기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부산대병원은 이 밖에 획기적인 암 진단 기기로 평가받고 있는 ‘펫 엠아르(PET-MR)’를 지난 9월 전국 처음으로 가동해 운영하고 있다.

PET-MR는 분자영상 능력을 가진 양전자단층촬영장치(PET)와 근육·인대 등 연부조직(soft tissue)의 명암 대비 능력이 탁월한 자기공명영상장치(MR)를 결합시켜 연부조직에서 번식하는 질병 세포들을 영상화하는 장치다. 기존 암 진단 장비보다 방사선 노출량이 적고 질환이 진행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훨씬 명확하게 영상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 암 정복 무료검진 등 암 관리 사업 활발 = 부산대병원 부산 지역 암센터는 지난해 4월부터 국가 암 조기 검진 결과 2차 검진을 받아야 하는데 검사비가 없는 환자들에게 무료로 검진해 주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유방암과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3년 동안 모두 1000명에게 무료 검진 기회를 제공하는데, 첫해에는 유방암 소견자 198명과 위암 소견자 2명이 혜택을 받았다. 유방 2차 검진은 유방 초음파를 실시하며, 위 2차 검진은 위 용종 절제술을 실시한다. 부산시와 보건소를 통해 대상자를 선별하며, 의료급여수급자와 건강보험 가입자 하위 50% 등 주로 의료취약층이 사업 대상이다.

부산 지역 암센터는 이 밖에도 다양한 암 관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암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 전문가에게 암 관련 정보와 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암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 또 지역 주민들의 건강 생활 실천율을 높이고 암 조기검진을 격려하는 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암센터의 노력에 힘입어 부산 지역의 암 검진 수검률은 지난 2008년 33.3%에서 2009년 37.4%, 지난해 40.5%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말기암 환자를 위한 완화의료 전문 병동도 말기 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체계적이고 정확한 암 관련 통계를 생산하기 위한 암 등록 사업도 암센터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부산 =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